2018 호주 워킹홀리데이 15

[Canberra D+7] 개춥다.

1. 이사를 했다. 집주인이 같이 케이마트도 들러주고, 짐도 옮겨줘서 아주 수월하게 했다. 도착해서 짐을 옮기고, 정리하고나니 그제서야 갑자기 혼자라는게 실감이 났다. 백팩커에 있을 땐 뭔가 여행하는 기분이어서 못느꼈던건가. 아무튼 옷 정리를 하는데 눈물이 찔끔 날뻔했다. 하지만 난 눈물을 자주 흘리진 않지! (2탄 ㅋㅋㅋ) 매주 내 주머니에서 155불씩 나갈 것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 아빠가 나 태어났을 때 날 책임질 생각에 숨이 턱 막혔다더니, 이런 느낌인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에서 느꼈던 책임감이랑은 완전 다르다. 여기서 내가 일을 안하면, 캐리어 끌고 길바닥에 나앉는건 실화가 된다!(ㅠㅠ) 2.Roses de Chloe초점 이상해... 그치만 다시 찍긴 귀찮다. ..

[Canberra D+5] 트레이닝

1. 오늘은 9시 30분부터 트레이닝이 있었다. 7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갔는데 오늘 너무! 추웠다. 너무 너무 너무 추웠다. 패딩 입고 싶을만큼. 근데 뭐 어쩔 수 없지! 한껏 움츠리고 최대한 그늘은 피해 있다가 버스에 올랐다. 아직 호주 버스 안내는 당연히 귀에 들리지도 않고, 지리도 모르는지라 계속 구글맵 확인하며 내릴 곳을 체크하는데 버스가 달리고 달리다 갑자기 경로와 다른 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어 뭐지? 싶었는데 일단 나는 뭐가 뭔지 모르니까 계속 앉아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가 종점을 지나 차고지로ㅋㅋㅋㅋㅋㅋㅋ 가는거였더라. 내가 작아서 그런지 버스기사도 나를 못봤다가, 내가 슬그머니 나타나서 "나 좀 도와줄래...?"하니까 깜짝 놀라며 '어째서 내 차에 승객이 남아있는거지?'..

[Canberra D+4] 한량 같구만

1. 어제는 잠이 잘 안왔다. 계속 핸드폰 보다가, 영상 보다가, 음악 듣다가. 아! 호주 오면 심심할까봐 넷플릭스 재가입해놨던게 어젯밤에 생각이 나서 들어갔는데, 호주 넷플릭스는 한글자막 지원이 안되는게 많아진다! 핳ㅎ핳ㅎㅎ하............ 눙물... 그래도 여전히 '비밀의 숲'은 볼 수 있다. 시목... 그리고 한참 폰 들여다보다 자려는데, 내 아래 침대 여자애(그 예민한 애)가 서럽게 우는 소리를 들었다. "크흥ㅇ엉... 스흡!!!" 훌쩍훌쩍거리다가, 코도 먹다가, 한참을 울어댔다.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실례인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내버려뒀다. 그래. 울으렴. 울어야 속이 시원해지지!!!!!!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훔. 이상하게 예민한 사람들한테 정서적으로 더 ..

[Canberra D+3] 집을 구했다!

1. 오늘은 찍은 사진이 별로 없어서 글만 많고 엄청 재미없는 일기가 될 것이야. 2. 오늘은 드디어 캔버라에 온 이유! C 카페에 면접을 다녀왔다. 아침 10시에 면접이었는데, 이 일을 소개시켜준 친구가 백팩커에서 카페까지 데려다준다기에 얼씨구나 차를 얻어타고 카페로 향했다. 차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밖을 보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말도 봤다! ㅋㅋㅋㅋㅋ 너무 신기해!!! 찍고 싶었는데 신기해하느라고 타이밍을 놓쳐버려서 Failed.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말들이 풀 뜯어먹고 놀고 있는게 진정 실화인가 싶었다. 카페는 많이 넓지도, 많이 좁지도 않은 크기였다. 매니저가 인도사람이래서 나도 모르게 당연히 남자일거라고 상상했었는데, 알고보니 여자였다! 레쥬메를 주니 "이미 너에 대해서 들었어. 그래서 필..

[Canberra D+2] 저는 중국인이 아니에요

1.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막판에 급히 준비해서인지 지금 슬픈지 어쩐지 느낄 겨를도 없었는데. 공항에서 엄마와 헤어지기 직전, 엄마가 "잘 지내고!"할 때 한 번 핑. 그리고 들어가서 엄마랑 무무 모습 얼핏 보일 때도 핑. 눈물 참느라 잠시 너무 힘들었다. 답답해서 그냥 울어버리려다가 그러면 정말 약해질 것 같아서 열심히 참았다. 딸한테, 이년 저년 거친 말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모녀 보면 나는 그런거 싫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럴 땐 차라리 그러는게 낫겠다 싶었다. 퓨. 나를 세상 강하게 만드는 것도 가족이지만 세상 약하게 만드는 것도 가족이다. 2. 여차저차해서 탑승구 앞에 도착해 앉아있을 때. 이상하리만치 엄청 떨리지도 않았고, 설레지도 않았다. 그냥 기분이 묘오...... 했다. 10시간 비행 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