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 워킹홀리데이/4월에서 8월, 캔버라

[Canberra D+5] 트레이닝

가람: 江 2018. 4. 28. 18:39

1.

 오늘은 9시 30분부터 트레이닝이 있었다. 7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갔는데 오늘 너무! 추웠다. 너무 너무 너무 추웠다. 패딩 입고 싶을만큼. 근데 뭐 어쩔 수 없지! 한껏 움츠리고 최대한 그늘은 피해 있다가 버스에 올랐다. 아직 호주 버스 안내는 당연히 귀에 들리지도 않고, 지리도 모르는지라 계속 구글맵 확인하며 내릴 곳을 체크하는데 버스가 달리고 달리다 갑자기 경로와 다른 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어 뭐지? 싶었는데 일단 나는 뭐가 뭔지 모르니까 계속 앉아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가 종점을 지나 차고지로ㅋㅋㅋㅋㅋㅋㅋ 가는거였더라. 내가 작아서 그런지 버스기사도 나를 못봤다가, 내가 슬그머니 나타나서 "나 좀 도와줄래...?"하니까 깜짝 놀라며 '어째서 내 차에 승객이 남아있는거지?'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동공지진 ㅋㅋㅋㅋㅋ) 그리고나서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빨리 출근해야한다고하니 버스기사가 그곳에 있는 다른 직원에게 나를 넘겨줬고, 그 직원이 나를 다른 정류장까지 데려다줬다. 조금 헤맸지만, 다행히도 혹시 몰라 일찍 나온 덕분에 지각하지 않고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또 웃기네... 가라몽. 캔버라 생활 5일만에 호주 버스 차고지 구경을 해보다! 두둥!



2.

 출근하니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전날 미리 메뉴도 봐 왔고, 카페 영어도 외워왔고, 오늘은 조금 괜찮겠지 싶었는데 오늘도 뭐. 답답한건 똑같았다. 몇몇 손님들이 내게 이런 저런 말도 하고, 장난도 쳤는데 1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진짜 슬펐다. 이해하고싶다. 그리고 대답하고싶다.(헝ㅇ엉ㅇ어......)



3.

 오늘은 꽤 많은 직원들과 함께 일을 했다. 그 중엔 호주인으로 보이는 남자아이도 있었는데, 엄청 열일하는 애였다.

 암튼. 이 가게에서는 테이블을 닦을 때 무슨 클리닝? 아무튼 어떤 액체를 칙칙 뿌리고 닦는데 내가 중간에 그 클리닝을 한 번 떨어뜨렸다. 그래서 바닥에 그 액체가 조금 흘렀는데, 그 호주 남자애가 '쯧~ 그걸 떨어뜨리다니~'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나를 쳐다봤다. '뭘 웃어?'. 멋쩍어서 거기 있던 걸레로 빨리 슥슥 닦고 뒤돌아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30초 지났나? 갑자기 뒤에서 꽈닫닝린마ㅜㅇ루니!!!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내 귓가에 어렴풋이 들리는 "헐!", "아유오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라서 가보니 내가 액체 흘린 곳 위에 그 남자애가 미끄러져 넘어져있었다...... 진짜 너무 미안했다. 미안한데 자꾸 웃음이... 나서...... 더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안해서 계속 괜찮냐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 앤 괜찮다고 했다. 안괜찮으면서... 어흑!


 암튼. 잊을 수 없는 첫 트레이닝 날이 될 것 같다. 그 애... 내일 되면 넘어진 곳 욱신대겠지?... 흑흑. 미안...



4.

 오늘 제일 많이 쓴 영어... "Can I take them away?"



5.

 진짜 빨리 자전거를 사든, 킥보드를 사든 해야지. 출퇴근하는거 너무 힘들다. 정류장까지 기본 15분은 걸어야하고, 버스를 타도 30분 정도 걸린다. 그 마저도 버스 시간 못맞추면 15-30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해! 차 있으면 10분, 자전거 타면 20분 걸리는 거리를 너무 삥삥 돌아서 다닌다. 어흑. 교통비도 아깝다. 빨리 자전거 사서 시간, 돈 다 절약하고 싶다. 그런데 나 자전거 탈 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사게되면 근처 공원에서 혼자 연습해봐야겠다.



 크. 와중에 하늘은 파-랗고 난리! 구름도 가깝고, 하... 너무 좋다. 정류장 멀어서 씩씩대다가도 하늘 보면 맘이 풀려브러! 게다가 중간중간 여유롭게 산책 다니는 오지인들 보면 그 여유로움이 순간 내게도 옮는다. 힝. 호주에 사는 멍멍이가 되고팡~



6.

 시티 도착하니 급 피곤해져서 아무 생각없이 오늘도 어제 갔던 카페에 들렀다. 호주 5일 사니까 이제 나도 누구랑 눈 마주치면 자동으로 "하잉~ 하와유~"한다.(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직원이 하와유 되물으면 아직 "빠인~ 땡큐~" 밖에 못한다.(ㅋㅋㅋ 그리고 더 말 걸어올까봐 빨리 이어서 주문함.) 커피 마시면서 직원들 훔쳐보는데, 간혹 자주 오는 손님들이랑 즐겁게 대화도 하고 그러는 것 같다. 힝. 너무 부럽당! 나도 영어를 잘했다면 "오늘 나 트레이닝 했어! 그리고 오늘 어떤 직원 나 때문에 넘어졌자나! ㅋㅋㅋㅋㅋ"하고 대화했겠지...... 어흑...



7.

 ... 이제 공부해야겠당. 빨리 나도 오지들이랑 얘기해보고싶어...... 흙흙... 그나저나 다음주부터 일하는 글진엔 한인 직원이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나... 괜찮을까?......

 빨리 공부해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