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 워킹홀리데이/4월에서 8월, 캔버라

[Canberra D+4] 한량 같구만

가람: 江 2018. 4. 27. 14:12

1.

 어제는 잠이 잘 안왔다. 계속 핸드폰 보다가, 영상 보다가, 음악 듣다가. 아! 호주 오면 심심할까봐 넷플릭스 재가입해놨던게 어젯밤에 생각이 나서 들어갔는데, 호주 넷플릭스는 한글자막 지원이 안되는게 많아진다! 핳ㅎ핳ㅎㅎ하............ 눙물... 그래도 여전히 '비밀의 숲'은 볼 수 있다. 시목...

 그리고 한참 폰 들여다보다 자려는데, 내 아래 침대 여자애(그 예민한 애)가 서럽게 우는 소리를 들었다. "크흥ㅇ엉... 스흡!!!" 훌쩍훌쩍거리다가, 코도 먹다가, 한참을 울어댔다.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실례인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내버려뒀다. 그래. 울으렴. 울어야 속이 시원해지지!!!!!!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훔. 이상하게 예민한 사람들한테 정서적으로 더 유대감이 생긴단 말이지.



2.

SELLI'S

 오늘은 브런치 먹어야지! 꺄아! 일정도 없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브래든 방향으로 걸었다. 걷는데 날이 생각보다 추워서 좀 껴입고 나올껄 후회했다. 호주 햇빛은 뜨겁고, 그늘에 가면 춥다더니 진짜 딱 그랬다! 그늘에 가면 바람 차서 춥고, 햇빛은 따스해...... 냐하...


 오늘도 어김없이 내가 좋아하는 라떼! 호주에선 어느 카페를 가든 예쁘게 아트를 해주니 마시기 전에 항상 눈이 즐겁다. 아! 맞다. 어제 C 카페에 가기 전 친구에게 들었는데, 플랫화이트와 라떼의 차이는 그저 폼의 차이라고 했다. 왜! 한국인들은 호주에 와서 플랫화이트에 대해 틀리게 알고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냐고ㅋㅋㅋㅋ 무진장 답답해했다. 미안...... 나도 몰랐었어... 더 공부할게... 암튼 그렇다고 했다.


 얽. 'Breakfast Burger'라고 써있는 메뉴가 있길래 골랐다. 음. 내 취향은 아니었다. 좀 짜고... 아무튼 엄청 맛있진 않았다.



 밖에서 본. 밖에 공기 엄청 찼는데 밖에 앉아 드시는 분들 신기했다. 호주인들에게 이 정도 차가움은 차가움도 아닌걸까...



3.

 우오. 오늘 오전에 나 진짜 한가했넹. 전에 쓰던 이어팟이 고장이 나서, 이어팟 사려고 오늘도 애플스토어로! 헤헤.



Canberra Apple Store

 훗. 두번째 오니까 뭔가 익숙하군요. 어제 마주쳤던 점원 또 마주치면 왠지 또! 말걸 것 같아서 약간 눈치 보면서 들어갔다. 나 발견하지 말아주라... 나 발견하지 말아주라......



 나의 마음을 알아주신겐가! 오늘은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덕분에 편하게 구경쓰! 하앍하앍... 나를 충동구매하게 만드는 이 곳...... 내가 부자가 된다면... 세상 좋은 음향 기기들을 다 집에 들여놓을거야......... 있는 돈 다 여기에 써버릴거야......



 찾았다! 이어팟! 45불. 한국에서 사면 정품 얼마지? 음. 몰라! 뭐가 중요해! 일단 나는 이것을 살 것이다! 사야한다!



 들어왔을 때 말 안걸어줘서 좋아했는데, 계산할 때 되니까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걸어줘서 슬펐다... 저기요...? 제가 안보이나요...? 저 여기 있어요...! '저 이거 계산할래요.'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거더라.........



 에라 모르겠다. 그냥 여행객인 척 여기 저기 사진이나 찍자. 찍고 있으니 한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그거 뭐야?". 내 루믹스씨를 말하는 것 같았다. "루믹스.". "응. 루믹스인거 알아. 그러니까 루믹스 뭔데?". "아! 루믹스 Lx10!". "새로 나온거야?". "아니.". 대화 끝.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기회가 와도... 대화를 못하니...!(ㅠㅠ) 다시 한 번 영어공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여차저차 점원 한 명 붙잡고 계산을 하고, 애플스토어를 빠져나왔다. 헤헤. 빠져나오자마자 얼른 포장 뜯고 엄마랑 페이스톡을 했다. 이러려고 샀지! 이어팟! 헤헤헤. 이제 페이스톡 자주 해야징!



 뜯고나서 너덜너덜해진 포장지 보니 또... 참...... 엄마가 옆에 있었음 그렇게밖에 못뜯냐고 또 한소릴 했을테야... ㅋㅋㅋㅋㅋㅋㅋ



3.

 그리고 드디어 계좌 개설! 11시쯤 갔더니 자기네들 곧 점심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1시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래서 시간 떼우다 다시 갔다. 여권 내고, 워킹홀리데이 승인 레터 보여주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니 계좌 개설이 끝났다. 올. ㅋ 나도 이제 호주에 계좌 있다! 돈 내놔!!!

 이제 메뉴얼 읽어보고 계좌 설명 이해해봐야지. 흑. 영어는 정말 어렵당! 그치만 하루에도 몇번씩 쏼라쏼라 들으니까 귀에 좀 익숙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 TFN도 알아봐야지. 캔버라에 있는 한달간은 거의 뭘 알아보기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갈 것 같다. 흠. 그렇게 생각하니 12개월 너무 짧아...



4.

 히! 내가 지금 앉아있는 백팩커 의자, 책상! 저기 콘센트에 꽂아놓은 보조배터리 내꺼고, 앞쪽에 노란 카드 내꺼고, 작은 물통 내꺼고, 그 옆 립톤도 내꺼고, 폰도 내꺼고. 키키키키키. 지금은 나 혼자 있다. 너무 좋으다! 아무도 오지마라......

 음. 난 아직 캔버라에 있은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요새 지역이동을 상상해본다. ㅋㅋㅋㅋㅋ 일단 퍼스 너무 가보고싶다. 골드코스트도 궁금하고. 멜번도. 아. 몇개월 지내다 꼭 다른 곳으로 떠야지. 캔버라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 했던 말이 있다. "캔버라에서 모은 돈으로 다른 지역 가서 써야죠!" ㅋㅋㅋ



5.

 오늘 여유 있어서 너무 좋다! 맨날 이렇게 살고 싶다! 날씨 좋은 곳에서 천천히 걷고, 구경하고, 인터넷하고. 희희. 이제 공부해야징. 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