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아무리 세상 모든 긴 이별들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지만. 정말 갑작스러웠다. 한동안 뭐냐는 말만 반복하며, 가만히 허공 어딘가를 응시하다, 다시 한 번 믿어지지 않는 그 문장을 읽다,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다. 한참 뒤에야 그 사람이 이제는 영영 '없다'는 사실을 머리로 이해했다. 처음 친해진 초겨울 어딘가 우연했던 새벽, 무언의 약속처럼 마주한 날들, 시시콜콜했던 농담들, 인사들, 웃음들. 한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도, 하나씩 꺼내보니 거짓말처럼 선명했다. 짧은 대화에도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직설적이었고, 진지했고, 솔직했다. 그 모습을 사람들은, 그리고 그 때의 나는 '재미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 때 어쩌면 내가 감당하기엔 꽤나 무거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