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 워킹홀리데이/4월에서 8월, 캔버라

[Canberra D+32] 뭉클데이

가람: 江 2018. 5. 25. 22:26

1.

 오늘은 뭉클데이.

 드디어! 엄빠가 보내준 택배를 받았다. 신기했다. 이 먼 곳까지 날아오다니! 짐들아 고생했어!

 박스를 열기 전 꾹꾹 눌러 쓴 아빠의 글씨에 뭉클, 박스를 열자 내 물건들 열심히 꾹꾹 눌러 담았을 엄마의 손길에 또 뭉클, 선물(?) 사다준 무무 마음씨에 또또 뭉클.

 

 그리고 한창 일 힘들어서 씩씩대고 있을 때 확인한 카톡에 뭉클. 안그래도 요새 제일 보고싶고, 그리운게 가족이어요.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질리도록 사랑해줄거야. 흑. 매주 맛있는거 먹으러 다닐래. 매 계절마다 좋은 곳으로 놀러갈래. 기다려줘!!!





2.

 손에 또 지랄(?) 났다. 내 몸 중에 제일 좋아하는 부분 손인데, 내 몸 중에 제일 고생하는 부분도 항상 손이다. 불쌍해죽겠다. 다행히 마침 짐이 도착해줘서 약을 바를 수 있었다. 내일 쉬는 것도 다행이다. 내일은 물 묻히지 말아야지... 너무 따가워! 쥬륵.





3.

 같이 일하는 말레이시아 친구 요새 엄청 더 자주 보는데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똘똘하고, 야무지다! 오늘은 '누구누구 한국인인데 중국인처럼 생겼다.'하는 얘기가 나와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데 그 친구가 나는 한국인처럼 생겼다고 했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한국인처럼 생겼다는 말은 뭔가 기분 좋은 말이군!

 또 귀엽게도 뜨문뜨문 자기가 아는 한국말들을 뱉는다. 처음에는 '안녕'. 며칠전에는 '이 쉐키야!', '야!', '꺼져!' 같은 비속어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은 내가 손을 씻다가 물이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는데, 자기도 보고 놀라더니 내게 "뜨거!"라고 했다. 한국 프로그램에서 봤다며, 뜨거운게 닿았을 때 "뜨거!"라고 하는게 맞냐고 물어봤다. 맞다하고 잠시 웃었는데, 언어는 저렇게 배워야하는구나 싶었다. 그 나라 문화를 좋아하고, 계속해서 보고, 저런 상황에선 저렇게 말하는구나, 틀려도 내뱉어보고, 궁금해하고. 틀릴까봐, 망신 당할까봐 겁내던 내 모습과 대조되어 뭔가 느닷없이 반성하게 됐다.(ㅋㅋㅋ)

 영어공부 재밌게 해야지... 나도...





4.

 아 멜번 여행 계획 짜야하는데... 너무 귀찮다. 레쥬메도 돌려야하는데... 너무 귀찮다. 바스틸 티켓 사는 법도 찾아봐야하는데... 너무 귀찮다. 나는 아마 귀찮아하다가 인생을 망치고 마지막 유언으로 "크흡... 귀... 귀찮아하지마라...!"를 남길 것 같다. 음. 그러면 안되겠군. 멜번 계획을 빨리 짜야겠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