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 워킹홀리데이/4월에서 8월, 캔버라

[Canberra D+14] Braddon Barrio, Green House, P.J O'Reilly's

가람: 江 2018. 5. 7. 19:51

1.

 언니, 오빠의 영향인지. 오늘 아침엔 학생비자를 알아봤다. 괜찮아보였다. 이런 루트로 호주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했다. 음. '오래 머물고 싶으면, 공부해!'.





2.

 카페투어하기! 어젠 할 일도 없었고, 집에 있기도 싫고, 후딱 준비해서 여러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한국과는 달리 이 곳은 주말에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미리 카페 운영 여부를 찾아보고, 갈 수 있는 카페들만 추려서 고고!



Braddon, 'BARRIO'

 캔버라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던 바리오 카페! 간판이 크게 걸려있지않아 여기가 맞나 아닌가 밖에서 잠시 서성이다 들어갔다. 내부엔 이미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도 엄청 친절한 직원들이 있었다! 오늘은 플랫화이트로만 달려보자 마음 먹고 플랫화이트를 주문했다. 기다리면서 구경한 내부는 생각보다 좁았다. 계속 'Excuse me.', 'Sorry.'를 반복하며(ㅋㅋㅋ) 여차저차 나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직접 갖다주신 플랫화이트! 컵 가득 커피가 들어있지 않으면 발작하는 병에 걸려서 뚜껑 열자마자 발작할 뻔... 그리고 마셔본 커피는 진짜... 와......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진짜 태어나서 내가 마셔본 커피 중에 제일 맛있었다. 정말 정말 부드러웠고, 끝에 살짝 감도는 신맛도 짱짱이었다. 하. 진짜!!!!!! 너무 너무 너무 맛있었다. 의자에서 튀어올라 춤추고 싶었다.(ㅋㅋㅋ) 그만큼 맛있었다. 맛있었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아무튼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어쩌다보니 우연히 시티에 나온 언니, 오빠와 만나게 되어 여기 얘길 해줬더니 언니도 여기 커피 맛있다고 칭찬을 했다. 하. 다음에 또 가야지. 계속 가야지...





3.

Canberra Centre, 'Green House'

 요기도 유명한 곳! 예전에 언니랑 와봤었는데, 그 땐 목 마르다고 아이스 롱블랙을 거의 원샷 때려서 맛을 제대로 못봤었다. 여기서도 플랫화이트 시키고 서성거리며 사진 찍기.



 아! 그린하우스는 뷰가 예쁜 카페다. 그런데 이 날은 자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구석탱이로 밀려나서 사진을 못찍었다.(ㅠㅠ)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꼭 찍어 올려야지.

 아 그리고 나는 여기서 그냥 영어 이름을 쓰기로 했다. '가람'이 좋아서 계속 '가람' 쓰려고 했는데 얘네들 발음하는건 둘째 치고, 내 이름을 너무 못알아듣는다! 너무 여러번 되물어서 그냥 엘린 쓰기로. 그런데 이것들 이젠 엘린도 못알아들어서 자꾸 Ellie로 받아적는다!(ㅋㅋㅋㅋㅋ) 에스프레소 룸에서도 엘리라고 듣더니. 내 발음이 문제인가?



 폼 무슨니리야! 맛은 그럭저럭. 바리오 때문인가 아흑. 여길 먼저 왔다면 맛있게 먹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커피 제대로 맛보겠다고 아침도 안먹고 나갔었는데! 그린하우스 뭐. 그냥저냥이었다. 잘먹었습니당!





4.

 그리고 마침 씨티에서 점심 계획 있었던 언니, 오빠를 만나 같이 점심 합류! 케케. 보이나요 칠리? 그런데 먹다가 진짜 맵고, 짜서 또 남겨버렸다. 지난번 쌀국수 생각하고 기분 좋게 젓가락 들었는데, 무방비 상태였던 내 혀는 또 공격 당했다. 하. 너무 짜. 진짜 짜증남. 언니한테 짜다고 투정 부렸더니 아마 호주 사람들 입맛에 맞추느라 간을 좀 짜게 한 것 같다고 했다. 하 진짜 호주 음식 다 주먹으로 치고 싶다.



 헤헤. 스시 싸게 팔길래 잔뜩 사와서 돼지파티! 왠지 호주까지 와서 스시 맛있게 먹으니까 매국노된 기분이 드는 것 같지만 음식 중에 그나마 제일 짜지 않은게 스시였다. 진짜 배 터지게 먹었다.





5.

P.J O'Reilly's

 챠란! 이 사진은 오늘! :) 여기는 언니가 일하는 오지 BAR! 호주 와서 신기했던건, 한국처럼 사람들이 카페에 오래 머물러 있지를 않는다. 나중에 언니에게 물어보니 여기 사람들은 카페보다 바에서 더 이야길 길게 나누고, 오래 머무는 편인 것 같다고.(오!)



 계속 카페만 다니다 바에 오니 약간은 어색해서 혼자 어정쩡하게 두리번 두리번.(ㅋㅋㅋ) '주문은 어떻게 하는거지? 뭐가 맛있지?'. 그래도 이젠 좀 어색한 공간에도 슥슥 들어가는 담력이 쪼콤 생겨서 그냥 주문해보러가기. 아! 사진을 못찍었네. 아무튼 메뉴에 음식만 있고, 맥주 종류는 없길래 "맥주 메뉴판은 없어?"했더니 직원이 "응. 그냥 골라서 주문해."라길래 그냥 제일 익숙한 기네스를 골랐다.






 희희. 낮술잼! 여기선 사람들이 낮에도 그냥 맥주를 커피처럼 안주도 없이 마신다. 진짜 좋은 문화인 것 같다.(짝짝짝) 감자튀김은 언니가 그냥 줬다. 헤헤. 감사해오! 맥주 마시면서 영화는 봤어도, 책은 처음 봤네. 사실 책 내용은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계속해서 둘러보게되는 주변 분위기가 너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캔버라에 있으면서 항상 느끼고 백만번쯤 말했지만 조용하고, 여유롭고, 느린 이 느낌 너무 좋다.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뭘 해야 하는지, 어딜 가야 하는지 하는 생각들은 멈추고 오직 그 순간에만 머물게 된다. 바깥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보고 있는게 좋고, 음악과 섞여 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도 좋다. 분명 한국보다 한참 줄어든 시간의 하루들을 살고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루하루 훨씬 더 길고, 깊고, 짙다.

 오늘은 정말 내 하루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





6.

 집에 돌아오는 길! 이젠 예전만큼 어둠이 무섭지 않다. 밤에도 잘 걷는다. 케케. 그러고보니 호주에서 달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네. 여기선 하늘 올려다보면 별들이 무진장 잘보여서 집에 오는 길도 너무 좋으다. 내일은 달을 찾아봐야징. 아! 빨리 이사가고싶다~ 내일이면 이사 딱 4일 남는다! 오예!

 내일은 출근쓰다. 아니 두 카페 돌아가면서 일하니까 외울 메뉴도 너무 많아지고, 암튼 짜증난다. 내일은 커피를 많이 못하는 카페로 간다. 서빙 열심히 하면서 운동한다고 생각해야지. 허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