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2018 인천

빡센 하루. (Feat. 첫 출근)

가람: 江 2017. 11. 28. 01:20

퇴근길 들은 Be My Baby!!!!!! 내적단스~ 단스단스~


1. 

 쨔란! 오늘은 감바스 해먹으려고 사둔 대하들을 손질했다. 보자마자 너무 징그러워서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했는데... 용기를 냈다!!! 머리 떼고, 다리 떼고, 내장 떼고, 물주머니 떼고, 실수로 꼬리도 떼고...! 머리는 떼서 따로 담아놓으니 왠지 오늘 딴 대하들이 꿈에 나와 내게 복수할 것 같아 섬뜩했다. 하지만 난 꿈을 그렇게 자주 꾸진 않지! 호호호! 오늘 첫 출근인데 손에 대하 냄시 밸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한 번 씻으니 말끔했당. 퓨 언제 해먹지 감바스......


2.

 꺄악 드디어 오늘 첫 출근! 따란따란!!! 뜨른뜨른~

 나는 운이 좋았다.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출근하자마자 반겨주는 내 앞으로의 동료들은 첫 날 면접 때 느꼈던 인상 그대로 너무나 친절했고, 밝았다! 도착하자마자 처음엔 점장님과 오리엔테이션을 했는데 나를 귀여워해주셔서 ㅋㅋㅋㅋㅋㅋㅋ 아 생각하니 웃기네... 암튼. 귀여워해주셔서 고마웠다.

 첫날엔 예상했던대로 설거지를 제일 많이 했다. 너무 바빴다. 설거지 끝내면 또 들어오고, 끝내면 또 들어오고... 정말 바쁜 매장이구나 했다. 아. 바에 나가서 몇 가지 부재료도 만들어보고, 플로어도 돌아봤다. 일 가르쳐줬던 긍정친구가 목소리가 커서, 사람들은 내가 신입인 줄 단 번에 알아보는 것 같았다. 다들 '너 처음 왔구나? ^_^'하는 눈빛 같았다. 나도 답해줬다. '구래~ ^_^'.

 첫날부터 포스도 봤다. 분명 교육 때 다 했던 것들이었는데, 정말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손님 확인하고 주문 받고 있으면 손님 들어오고, 주문 받고 있으면 또 들어오고... 손님들 주문은 왜 또 그렇게 복잡하게 느껴지는건지 당췌 알아듣기가 힘이 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웃으며 점장님과 함께 포스를 봤는데, 점장님이 날 보시다 괜찮은거냐며... 너무 힘들어보인다며... 곧 쉬는 시간 줄거니까 들어가있으라며......! ㅋㅋㅋㅋㅋ 난 정말 괜찮았는데 사람들 눈엔 그렇게 보였나보다. 

 쉬는시간엔 혼자 쉬면서 인증샷도 찍고, 무료 음료도 먹고 그래야징~ 했는데 다른 파트너와 함께 쉬라고 하셔서 나의 부푼 꿈을 잠시 접어두었다. 같이 쉬었던 친구는 음... 젠틀친구이라고 부르겠다. 젠틀친구 처음 봤을 땐, '니가 신입이냥?'하는 눈빛이었어서 좀 긴장했었는데 친해지니 재밌는 친구였다. 얘기하다보니 나와 나이도 같고, 대학 전공도 같아서 신기했다. 근무할 때 주의할 것들, 잘해야 될 것들을 쵸콤 알려주어서 고마웠다. 고마웠는데 내가 까먹어버렸다. 뭐 주의하라고? ㅠㅠ...

 젠틀친구는 젠틀해서 내가 정신이 없어 앞치마도 예쁘게 못 매고 있으니 카라깃도 정리해주고 정말 고마운 친구였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 플로어를 돌아보고 백룸도 정리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마감이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손님들에게 마감 시간 10분 전이라고 안내 후 마감 청소를 조금씩 시작했는데 이게 헬이었다. 쓸고, 테이블 닦고, 청소기 또 돌리고, 걸레질하고... 그래도 정말 친절한 긍정친구가 요령껏 빨리 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나았다. 진짜 고마웠다. 엉엉...

 긍정친구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청소 내내 방탄 음악이 나와서 음악에 맞춰 씰룩씰룩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긍정친구가 "방탄 좋아하세요?!"라고 물어왔다. 당연히 "아... 네!"라고 했지만, 긍정친구가 "오 방탄 누구 좋아하세요?!"란 말엔 답하지 못했고 긍정친구의 어깨는 금세 축 쳐졌다. 그 쳐진 어깨를 바라보고 있으니 귓가에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긍정친구'와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26576743235% 하락하였습니다.]

 마감 후 퇴근 시간이 되어 청소하느라 마시지 못했던 무료 음료를 챙겨 퇴근을 했다. 하. 야무지게 무료 음료를 또 챙겨주었던 긍정친구의 세심함에 또 깨알 감동. 점장님도 친절, 긍정친구도 친절, 젠틀친구도 친절. 정말 친절함에 녹아내릴 것 같은 일터다. 엉엉. 일하고 싶다. 빡세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배울 것도 많고, 할 것도 많고... 사람들을 잘 만난게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게 정말 최고였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첫날이었다.

 그리고 퇴근길 선곡 Be my baby... 당분간 내적 파워댄스를 추며 퇴근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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