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2018 인천

용기가 없는 것은 죄가 아니다.

가람: 江 2017. 8. 27. 20:49


'용기가 없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지 않는 대신에 그 대안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좋아하는 국내 인디 가수들 중 한명인 우효가 어느 날 인스타에 이런 글을 게시했다. 늘 용기 없고, 소심한 내 성격을 걱정하고 있던 내겐 선물처럼 느껴진 글이었다. 그래! 용기를 내지 않는 대신에, 나를 바꾸지 않는 대신에, 그 대안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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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징 : 쿠폰 아줌마


 자주 오는 아주머니 손님. 일명 '쿠폰 아줌마'. 처음 뵌 건 2016년 4월? 이전 내 시간대에 일하던 언니가 그만 두고, 자주 가는 카페에 낯선 알바생이 들어오자 '너는 누구세요?'하는 눈빛을 보내시던 아주머니. 내내 쿠폰을 찍지 않으시다가, 어느 날은 '왜 난 쿠폰을 찍어주지 않는거냐'며 물으신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쿠폰 아줌마'란 별명이 붙여졌다. 사장님과 손님 얘길 하다보면 손님마다 딱! 기억하기 쉬운 별명이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그 분은 딱! 그렇게 '쿠폰 아줌마'가 되었다. 지금까지도, "사장님 오늘 쿠폰 아줌마 오셨었어요!"하면 "아아~"하신다. 그리고 우린 잠시동안 깔깔 웃는다. 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일을 그만 두면 제일 많이 생각날 것 같은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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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서든 '음악' 이야기가 나오면 허리 끝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온통 저려오는 느낌이 든다. 아무도 내게 관심 없을텐데. 그 이야기들에 아는 체를 하기도, 모르는 체를 하기도, 그냥 어떤 반응을 하기에도 스스로가 너무 어색하게 느껴져 전전긍긍 혼자서만 난리다. 오랫동안 해오던 일을 그만 둔 것, 도전하기를 멈춘 것. 단지 그것 뿐인데 괜한 부끄러움, 절망감 같은 감정들이 오가는 이유는 나도 알 수가 없다. 그저 숨기고 싶고, 또 숨기고 싶고, 아예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데. 또 그래버리면 열심히 살아온 내 20대의 일부가 모두 다 사라지는 느낌.

 헝 어렵다. 다 그만 두겠다고 마음 먹은 이후로, 요즘 나는 잠들기 전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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