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2018 인천

준비 잘하고 있나?

가람: 江 2018. 3. 29. 20:16

1.

 준비 잘하고 있나? 네! 음... 아니오. 모르겠습니다...


* 남은 준비 : 캐리어 사기, 챙겨갈 짐 목록 쓰기, 사야할 물건들 사기, 은행 업무 알아보기, 환전, 레쥬메 완성, 치과 가기, 마음 다지기


 기억 났다. 4년 전, 처음 대학교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준비할 때. 상자에는 사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넣고, 가방에는 마음 약해졌을 때 읽어볼 글이 담긴 종이-내게 쓴 편지 같은 것들-를 넣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퍽 귀여웠던 짓이다. 종이에는 편지 외에 손석희의 지각인생, 박진영이 20대를 향해 쓴 글 등이 적혀있었는데, 여하튼 그 때나 지금이나 타지에서 마음 약해질까 걱정하는건 한결 같구만. 요즘에도 사실 떠날 준비를 하면서 돈이나, 언어, 사람들보다 가장 걱정하는게 내 마음이다. '약해지지 말아야지.'. 몇 번이나 약속 했는지 셀 수도 없다. 약해지지 말아야지. 약해지지 말아야지! 그래서 이번에도 먼 미래의 약해져있을 수도 있을 내게 편지를 써두는 퍽 귀여운 짓을 할 작정이다.(약해지지 않아서 절대 펼쳐볼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약속 같은 것들도 꼭 정해야지.


 이를테면,

 * 힘들어도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은 절대 하지 않기.

 * 외롭다고 타인에게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의지하지 않기.


 온 새벽을 눈물로 물들일지언정! 내가 제일 싫어할 내 모습은 되지말아야지. 마! 까람이! 포기할거가! 어! 의지할거가! 어!!! (험악)





2.

 지난주 월요일, 내가 피곤할 때마다 귀신 같이 염증을 만들어내 날 괴롭혔던 오른쪽 사랑니를 드디어 뽑아냈다. 걱정을 너무 많이 했던 탓인지, 막상 수술 후엔 많이 아프지 않아 다행이었다. 붓지도 않았다. 난 내가 남들 다 겪는 아픔을 똑같이 겪을 때마다, 나도 그들처럼 피치 못하게 식음을 잠시 중단한다거나 그로인해 조금은 체중이 줄어들어 주변의 걱정을 사는 상상을 조금(아주 쪼금!) 해본다. 그렇지만 언제나 FAIL!(ㅋㅋㅋㅋㅋ)

 이번에도 역시 내가 사랑니를 뽑았다고 말하기 전엔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고, 발치 후에도 샘솟는 식욕에 사랑니 뽑은 반대편 턱으로 먹고 싶은 것은 뭐든 자유롭게 씹어먹었다.(덕분에 얻은 2kg는 다시 빼느라 고생중.) 누군가는 흠칫 놀라기도 했다.

 "사랑니 뽑았다고?! 헐......! 근데 엄청 잘 먹네...?"

 매복사랑니 수.술.발.치. 후(강조) 앓아눕는다거나, 입 벌리는게 고통스러워 죽 조차도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줄어든다든가하는 이야기는 이번에도 역시 나를 피해갔음을... 또륵. 나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인간일지도......





3.

 지난주, 이번주에도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번주 월요일엔 M을 만나 제일 재밌는(ㅋㅋㅋ) 비밀스런(?) 이성 이야기를 하며 조잘댔고, 지난주 토요일엔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강남 딘타이펑. 우육면, 새우볶음밥!


 부산에서, 광주에서 달려와준 다희와 다정!(나 감동했짜나...) 주말 낮의 강남은 엄청나구나, 하고 외지인(?) 티를 팍팍 내며 들어간 딘타이펑. 우육면은 넘나 내 취향이었다. 먹기 전 찾아봤던 인터넷 후기글에서 '그래도 현지 맛만 못하다.' 같은 평을 몇개 봤는데, 먹고나니 대만 현지의 우육면 정말 정말 궁금해졌다! 아직 대만 한 번도 가보진 못했지만 나중에 갈 일이 있다면 우육면 꼭 먹어봐야겠다.


샤오롱바오


 끄앙 귀여워! 끄앙 다 터뜨려버리고싶어! 김이 모락모락나는 샤오롱바오도 너무 맛있었다. 왜 저렇게 띄엄띄엄 떨어뜨려서 찌는거냐고 불만을 토해내며 열심히 먹었다. 


미니에그바오


 끄앙 이것도 귀여웡! 뭔가 토실토실 아기 궁딩이처럼 생겼다. 안에 왠지 팥이 들었을 것 같이 생겼지만, 놀랍게도 크림이 들어있다!(나만 놀라워?) 뭔가 어울리는듯 안어울리는듯 중독성 있어서 다 먹고 결국 한판 더 시켜먹었다. 희희.


강남 에스프레소퍼블릭. 퍼블릭 와플.


 그리고 찾아간 곳! 정말 어딜 가든 만석이라 자리 찾기 참 힘든 날이었다. 방금 밥 먹은거 아니었냐며 아이들은 조금 긴장했지만 나갈 때 즈음엔 접시가 깨끗해진 뒤였다. 거봐. 안되는건 없어.

 다정이와는 거의 1년만에, 다희와는 거의 2년만에 본거였는데 어색함 1도 없이 참 재밌게 수다를 떨었다. 나이보다 더 어른 같은 다정이도 그대로고, 나와 많이 닮은 다희도 그대로고! 저 자리에서 공개된, 뜬금없이 오랜 남사친과 연인이 되어버린 다정이 때문에 한참을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했지만(ㅋㅋㅋ). 그래...... 쩝...


강남 나즈드라비.


 꺄악! 다 같이 박수쳐! 코젤! (짝) 코젤! (짝) 이 날은 펍 자리 찾기도 힘들었다. 한참 돌다 겨우 들어온 나즈드라비! 인연인가요? 이 날은 사랑니 뽑은지 6일 정도 지난 날이라 아직 음주는 절대 금물이라고 했는데 코젤다크 때문에 그 약속을 어겼다. 크. 왠지 사랑니 반대편으로 코젤을 삼키면 괜찮을 것 같아서 티 안나게 갸우뚱 마셨다. 캬캬. 코젤은 뭐다? 코젤은 뭐다?!!!(버럭) 사랑이다......


강남 나즈드라비. 체코식 족발 꼴레뇨!


 큽. 꼴레뇨! 체코식 족발이다. 부드럽고 챠암 맛있다. 체코는 맥주도 부드러우면서, 고기도 부드럽네! 체코와 나는 좀 맞는걸까! 오오. 체코도 가봐야할 나라 리스트에 적어야겠다.

 한참 여기서 사진도 많이 찍고, 수다도 많이 떨다가 다정 남자친구가 다정일 데리러 온다는 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정리해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처음 만난 다정 남자친구는 다정이를 참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음. 그래. 행복하거라.

 이제 호주 다녀오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슬펐지만, 어쩔 수 없지! 그 때도 지금처럼 다정인 다정이대로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고, 다희도 다희대로 잘 살았으면 좋겠고, 나도 나대로 잘 살다 웃는 얼굴로 다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먼 거리에 사는 우리들은 다음부턴 차라리 여행 겸 먼 곳에서 만나는 것도 괜찮겠어.





4.

윤필오빠, 나, 처음뵌 분(성함 뭐였지...), 인하, 유정언니, 종남언니


 그리고 어제. 치얼스 뒷풀이 끝나고! 아...... 할말이 많지만 넣어둬~ 넣어둬~ 이제 수요일 스터디도 4번 정도 가면 끝이다. 햐...... 안녕 여러분......! 다녀와서도 인연이 닿는다면 만날 수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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