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가람/책 그리고 내 이야기

혼자서 완전하게

가람: 江 2018. 2. 12. 18:42

2018. 01. 29. - 2018. 02. 10.





혼자서 완전하게

'더도 덜도 없는 딱 1인분의 삶'

이숙명 지음





 책장에 넣어놓은 많은 책들 중, 정말 생각없이 결정하고 본 책. 읽으면서 비로소 내가 왜 이 책을 책장에 넣어놓았는지 과거의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언제나 타인을 위해서 하는 일에 더 열심이고,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늘 생각했던 내가. 그래서 '결혼' 없이는 내 삶을 상상할 수도 없었던 내가. 근래 들어 '혼자'에 더 집중하고,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한 때라 더 의미 있었다. 책 속에서 25년째 혼자 살아온 일명 '프로 독거인'인 작가는 친한 언니처럼 친근하게 1인분의 삶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나는 마음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할 바에야 혼자 헤드폰을 끼고 식사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술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먹으면 배부른 것도 나고, 마시면 취하는 것도 나다. 나 자신과 불화하는 순간도 많지만 대체로 나를 가장 잘 받아주는 친구는 나다. -생략- 그래도 굳이 이상하다는 듯 "집에서? 혼자?"라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나랑 마셔. 나의 가장 좋은 친구지." [p.53]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이 그런 거라면 먹고 싶은거 먹고, 마시고 싶은 거 마시고, 하고 싶은 거 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우리는 합의를 보았다. [p.194]

여행을 좋아한다는 친구는 남편을 만나기 전에 항상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자신이 여행 다니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남자를 원한다고 했다. 그 땐 그런 게 어떻게 남자를 고르는 기준이 될 수 있나 의아했는데 내가 철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그 친구가 참 똑똑했구나, 생각이 든다. [p.234]

완전한 삶을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빌릴 필요가 없다는 그 느낌이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중요하다. -생략- 불완전한 타인과의 관계에 의지하지 않고도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중요한 건 바로 그것이다. [p.249]

우리의 결론이 결혼이 아니라고 해서 함께 여행을 다니고, 봄날의 가로수길과 여름의 해변을 걷고, 밥을 지어 먹고, 음악을 듣고, 매일 통화하고, 타인에게 하지 않는 투정을 부리고, 시시한 것들에 함께 웃고,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을 이야기하고, 이해하고 위로하려 애쓰고, 서로의 몸을 어루만지고, 팔베개를 한 채 잠들고, 아플 때 곁을 지켜준 그 모든 시간이 무의미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 결혼에 대한 기약 없이도 우리는 연인에게 그런 것들을 해줄 수 있다. 사랑의 영속성에 대한 집착만 버린다면 그 상태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어쩌면 그런 집착이 없었기에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순간에 충실할 수 있었으며, 그 관계들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혼자가 된다 해도 나는 그 경험들에서 얻은 교훈을 딛고 일어설 것이다. 끝없는 외로움도, 끝없는 행복도 없으며, 언제 어디서 인연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믿음 말이다. [p.267]

우리는 많은 순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택을 한다. 입고 나갈 옷을 고르는 것부터 일과 사랑, 결혼 등 인생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그 모든 선택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p.280]

타인의 인생을 손가락질하거나 비웃거나 걱정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당당하고 행복하게. 그러니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혼자서 완전해지기 위한 결정적 주문이다.

'내 인생 내가 사는 것.' [p.284]


 꼭 '혼자 사는 삶'을 꿈꾸지 않더라도 온전하게 1인분의 삶을 살아내고 싶은 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어떤 경우로 살아가든간에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내 인생을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를 더 단단히 심어주었다.


 흔들리지 말아야겠다.


 내 인생 내가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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