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하얀 애를 좋아했었다. 눈 같이 뽀얗게 생긴 애였는데. 참 많이 마주쳤던 것 같은데 대화할 기회는 많이 없었다. 뭐 엄청 아련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흐릿하게 남아있는 기억. 두부 같이 생겼으면서 그 애가 내뱉는 문장마다 힘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일부러 그랬던건지 그냥 착했던건지 그 애랑 있으면 그 애가 꼭 오빠 같았다. 어쩌다 한 번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면 그 애는 주절주절 자기 얘기를 했다. 기억해보면 그 애 얘길 들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싫지 않았다. 혼자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길 하다 새삼 놀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모습도 기억에 남아있다. 조용히 관찰하고, 또 생각하던 애.
이 음악 들으면 항상 그 애가 생각났었는데, 오랜만에 듣다가 또 생각이 나서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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